매번 잔디를 깎거나 논두렁 예초 작업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모든 것이 사람의 기준으로 판단되는 일들에 미안함을 가지게 된다.
싱그러운 초록색 잔디의 풍요로움을 누리기 위해서 잔디장에는 잔디 외에
모든 식물은 잡초일 뿐이다. 잔디 풀 외에는 다 뽑혀 나갈 뿐이다.
또한 풀과 함께 살아가는 모든 곤충들도 풀들이 베어지면 보금자리에서 쫓겨나게 된다.
사력을 다해 베어지지 않은 풀 속을 향해 죽을 판 살판 달려간다.
그러다 예초기 날에 다리도 잘려 나가고 목. 몸통도 잘려 나간다.
작업이 끝날 쯤에는 모든 종류의 곤충들이 아직 잘리지 않은 풀 속으로 다 모인다.
낯에 활동하는 곤충 중에는 우리에게 이로운 익충도 많건만 우리는 별생각 없이
그것이 일상이다.
이제는 풀 베는 것도 힘든다고 아예 제초제를 쳐 가련한 생명체들의 터전을 없애 버린다.
어린 동심의 추억을 만들어 주었던 방아깨비는 주 먹이가 강아지 풀이라 하건만
엽록체를 말살시키는 제초제로 인해 우리는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있다.
환경을 생각하면 농부로 살아 가는 것도 참 쉽지는 않다.
아래 곤충들은 마지막 잘리지 않은 반평 정도의 풀에 모여든 이름도 다 모르는
곤충들이다.
자세히 보면 한쪽 다리가 잘린 곤충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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