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 전지를 하다 배롱나무 줄기에 붙어 있는 매미 허물 3마리를 발견했다. 다른 나무에
비해 줄기가 매끄럽다는 배롱나무 줄기에서 모진 바람 속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있는
속이 텅 빈 매미의 허물이 신기하다.
매미의 마지막 일생은 수컷은 암컷과 짝짓기를 하고 생을 마감하고 암컷은 다음 세대를
이어 나갈 알을 낳고 죽음을 맞이한다고 한다. 살아가는 목적은
오직 종족 보존이 아닐까. 성충의 수명은 겨우 오래 사는 매미가 한 달 정도라 하건만 대부분의 매미는
겨우 2주 정도 지상에서 살기 위해 종류에 따라 7년에서 길게는 17년 까지
땅 속에서 생명을 유지하다 살아있는 2주도 짝짓기 상대를 찾으려고 죽어라 울어대는 매미의 일생은
우리를 숙연하게 만든다.
* 매미 허물은 굼벵이에서 매미로 되는 과정에서 벗어 놓은 껍질을 말하며
한자로는 매미 선(蟬)자에 물러날 퇴(退) 자의 선퇴(蟬退)라 부른다.
* 조선 후기 정약용(1762~1836)의 매미에 관한 시 "선음(蟬吟)"
위세공공수초현(委蛻空空樹杪懸) 벗어 버려 텅 빈 허물을 나무 끝에 매달고
유연철조포지견(猶然鐵爪抱持堅) 쇠 발톱으로 의연히 단단히 안고 있다 만
방기 우화등선일(方其羽化登仙日) 날개 돋아 신선이 되어 가는 날에는
종고무인득첨천(終告無人得敁天) 에로부터 아무도 천기를 엿본 이 없다오.
선음 삼십 절 구 중에는
한 조각 세월이 물 흐르듯 흘러 태어나서는
봄과 가을 알 길이 없네.
비록 그 소리가 지금 천지에 가득해도
그 몸뚱이는 오래 머물지 못한다네
매미의 일생을 한 편의 시로 말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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